'레알' 명칭을 하사받은 스페인 축구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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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스페인 국왕이면서 축구광이던 알폰소 13세로부터 왕실을 의미하는 '레알'이라는 칭호를 하사받은 팀들이 있다. 그 역사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자.

마지막 업데이트: 05 7월, 2020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 외에도 ‘레알’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스페인 축구팀들이 있다. 아무 팀이나 쓸 수 없는 ‘레알’이라는 칭호는 어떻게 생겨났고 다른 나라에도 왕실의 인정을 받은 축구팀들이 있는지 이번 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국왕이 ‘레알’ 명칭을 하사한 이유

마드리드, 베티스와 스포르팅 히혼은 ‘왕실의’이라는 뜻을 담은 레알이라는 명칭을 쓰는 스페인 축구팀들이다. ‘레알’은 20세기 말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가 인허한 팀만이 쓸 수 있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알폰소 13세의 재위 기간인 1886년부터 1931년까지 현재 유명한 축구팀들 대다수가 창단됐다. 축구광이었던 알폰소 13세는 칭호를 원하는 팀들을 선별하여 ‘레알’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모든 팀이 동등하게 칭호를 얻을 기회를 부여받았다. 창단 후 스페인 왕실 칭호를 쓰고 싶다는 신청서를 왕실에 보내면 행정 심사를 거쳐서 적합한 팀에게 하사됐다. 모든 팀이 왕실로부터 칭호를 하사받기를 바랐기 때문에 왕에게 회장직을 제의하는 사례도 있었다.

신청서를 받은 왕실은 구단의 선수 인원수 등 다양한 정보를 제출하게 했고 신청한 팀은 거의 모두 ‘레알’이라는 호칭을 인허받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많은 팀 이름에 레알이 붙게 됐다.

처음으로 레알이라는 호칭을 신청한 팀은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와 데포르티보 데 살라 칼베트다.

1931년 스페인 제2 공화국이 출범하면서 ‘레알’이라는 명칭은 강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되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마드리드 FC’로 팀명을 바꾸고 엠블럼에서 왕관까지 빼라는 명령을 받는다.

프랑코의 독재 체제에서 레알이라는 칭호를 되찾은 구단도 있지만 ‘스포르팅,’ ‘라싱’이나 ‘아틀레티코’ 같은 명칭을 억지로 쓰다가 나중에 되찾은 구단도 있었다.

1902년 창단된 스페인 수도 축구 클럽은 1920년 6월 알폰소 13세로부터 팀 이름 앞에 ‘레알’을 붙여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 FC로 구단명이 바뀌면서 엠블럼에 왕관을 넣은 것은 물론 알폰소 13세를 명예 회장으로 맞이하기까지 했다.

1907년 9월 12일, 세비야에서 창단된 베티스 FC는 당시 회장이던 페드로 로드리게스 데 라 보르볼라의 노력 덕분에 1914년 8월에 왕실의 칭호를 하사받았다.

1906년 구단을 창단하고 3년 후 레알 칭호 사용을 인허받았다. 그 대가로 알폰소 13세를 명예 회장으로 임명했으며 현재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라는 구단명을 쓰고 있다.

1905년에는 스포르팅 히혼으로 불렸지만 1912년 고대하던 왕실 칭호를 하사받았다. 로열 스포르팅 히혼으로 팀명을 교체하면서 알폰소 13세는 구단 명예 회장이 되기도 했다. 4년 후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레알 스포르팅 히혼으로 다시 팀 이름을 바꿨다.

왕실 칭호를 하사받은 기타 팀은 소시에다드, 아빌라, 부르고스, 셀타 데 비고, 야엔 클럽, RCD 마요르카, RCD 에스파뇰, 라싱 산탄데르와 사라고사가 있다.

또 스페인 왕실 칭호를 하사받은 해외 축구팀도 있는데 미국의 레알 솔트레이크 시티, 멕시코의 RC 에스파냐와 벨기에의 RSC 안더레흐트와 브뤼헤가 있다.

온두라스의 RCD 에스파냐, 볼리비아의 클럽 레알 포토시, 페루의 레알 가르실라소,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와 산탄데르 등도 스페인 왕실 칭호를 쓴다.